미국으로부터 들려오는 두 다른 소리 (24.05.09)

한반도의 평화통일의 문제는 비단 한반도 당사자들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온 세계가 거미줄처럼 상호 연계되어 있고, 한반도 주변의 상황은 더욱 첨예한 갈등의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조야의 한반도 입장은 그래서 우리의 초미의 관심사이다. 꼭 단순비교의 입장은 아니나 근자에 들어 정부 차원에서 미국의 보수적 국익을 대변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간 차원에서 미국의 진보적 국제교류에 관심하는 미국 연합감리교의 한반도를 향한 입장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어서다.

우리가 아는 트럼프는 평소의 지론인 주한미군을 위한 한국 측의 급격한 방위비 분담 증액을 주장한다. 지난 4/30일자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 여부 문제에 관한 질문에 “한국이 매우 부유한 나라”인데도 미국이 “4만 명에 달하는 미군 대부분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바보스런 태도를 힐난하면서 집권하면 한국 측의 분담액을 현재의 5배로 대폭 증액하며 이를 주한미국 철수 여부와 연관 짓겠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사실 현재의 주한미군은 4만이 아닌 8,500명이고 지난 정부 시절인 2021년 4월 기존의 분담액을 13,9% 증액한 1조1,833억 원을 내고 2025년 까지 매년 한국의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인상키로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의 상업적 이해관계 계산속에 <주한미군> 주둔이 갖는 미국의 세계안보 상의 거대한 이익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주한미국 주둔비용 뿐만 아니라 맹방인 <나토>의 미군 주둔에 관해서도 비슷한 협박성 주장을 내뿜고 있다.

전혀 다른 차원에서 들려오는 미국의 소리가 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교세가 큰 미국연합감리교 총회가 내적으로 성소수자 및 동성애자를 교회법상 인정하고 목사안수 허용까지 의결함으로서 7천여 교회가 탈퇴하는 엄청난 내홍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도 총회(5월1일) 결의문으로 “전 세계 모든 감리교회와 에큐메니칼 동역 교회들은 함께 한반도에서 전쟁상태를 공식 종식하고, 동시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일에 함께 기도하며 노력하자”는 선언을 총회 결의에 붙여 666:36의 표차로 통과시켰다는 보도이다. 고마운 사건이다.

트럼프의 입장과 미국 감리교의 입장은 내용상 직접 비교 대상은 아니다. 다만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의 주역인 우리는 한반도 밖의 세계가 정부-민간 차원 또는 보수-진보적 차원을 포함하여 크게 두 영역으로 관심가가 나뉘어져 있다는 점에 유의하며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다. 철저한 자국이익이냐 세계 공통이익이냐의 우선순위를 중심한 갈등 현상에 대해 우리의 현명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그 하나이다. 또 다른 하나는 한반도 평화통일이 구체적으로 세계 당사국이나 당사집단들 모두에게 어떤 이득이 주어지는 가를 각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남북 간의 상호이익 증진과도 관련되며, 남한 사회에 현존하는 “이제는 더 이상 불필요한” 이념과 진영 갈등을 전향적으로 극복하며, 평화통일의 한반도가 누릴 아름다운 “선진적 미래”를 천천히 그러나 착실하게 마련해보자는 것이다. 이 일에 정치권이 게으르면 교회와 종교가 먼저 나서서 “협력하여 선”을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