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님, ‘용일대’(龍一臺)가 어떨까요?(22. 06. 28)

윤석열 대통령님, 국사에 얼마나 분주하십니까? 대통령실에서 용산 집무실의 이름을 정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썼으나 적당한 이름을 정하지 못하고 이름이 정해질 때까지 ‘용산 대통령실‘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얼마 전에 있었습니다.

저는 그 보도를 대하고 ‘아니, 이런!’ 했습니다. 저는 대통령실에서 새 이름을 공모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만일 대통령실 이름을 공모한다면 용일대(龍一臺)라는 이름을 제출해야지!’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온라인을 통해서 공모를 하신 것 같은데 ‘접팔’(接八)이어서 이 모양이 된 것 같습니다. ‘접팔’은 제가 만들어 혼자 쓰고 있는 말인데 ‘팔십에 접근한 나이’라는 뜻입니다. 작년까지는 ‘근팔’(近八)이라고 했지요. 내년에는 ‘드팔’(드디어 팔십!)이라고 할 작정입니다.

‘용일대’는 ‘용산통일대’를 줄인 말입니다. 이는 윤 대통령께서는 통일에 무엇보다도 힘써야 함을 강조하는 이름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먼저 내적인 통일을 위해 힘쓰셔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지역간 갈등, 이념간 갈등, 계층간 갈등, 세대간 갈등은 오래 전에 위험수위를 넘어섰습니다. 적절한 갈등, 건강한 갈등은 사회의 발전에 도움을 주지만 우리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갈등의 모습은 적절하지도 않고, 건강하지도 않고, 예의도 없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을 통해 이와 같은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라고, 또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다윗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대적하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왕이 되었는데, 화합에 힘쓰며 나라를 잘 이끌어 나갔습니다. 대통령께서도 교회와 관계가 전혀 없지 않으시니까 아실 것이고 조금 힘쓰시면 더 자세하게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남북간의 통일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다른 적절한 곳이 없어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새 집무실로 택해 이전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 소식을 듣고 저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통일을 위해 그렇게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접팔이 되는 세월을 용산을 중심으로 생활하고 활동하고 있는데, 그 자리는 분단상황과 여러모로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자리라는 것을 보고, 겪고, 느끼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이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 그 북향 건물!’ 했습니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국방부는 이태원로 옆에 있는 북향 건물입니다. 둔지산(屯之山)의 북사면(北斜面)에 건물을 짓느라고 그렇게 된 줄로 아는데 ‘대통령께서 북쪽을 바라보며 대북정책을 바로 세우고 이끌어 나가라는 뜻이 아닌가?’ 했지요. 나중에야 그 건물은 국방부의 구관이고 신관이 따로 있는데 대통령실은 신관에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만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먼저 이런 생각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대통령실 건너편에 전쟁기념관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육군본부가 그 자리에 있었지요. 전쟁기념관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그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6․25전쟁일이 들어 있는 주일에 강남의 어느 교회에 초청을 받아 설교를 했는데, “나는 6․25전쟁 때 초등학교 1학년이어서 그때 일을 제법 많이 기억하고 있는데, 뼈에 사무친 결론은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방패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해방촌이 있습니다. 해방촌은 해방 이후 북에서 내려온 월남민들이(해외에서 귀환한 동포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룬 곳입니다. 그곳에 있는 해방교회와 신흥교회, 영주교회는 월남민들이 중심이 된 교회들이고, 보성여중고는 평안북도 선천에 있었던 기독교 교육기관입니다. 평양에서 내려온 숭실중고교도 그곳에 있다가 은평구로 이전했지요. 그때 그곳의 형편을 알고 싶으면 이범선의 단편 “오발탄”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께서는 분단이 빚어낸 첫 산물을 가까이 두고 있는 것입니다. 

1950년대 후반, 오후에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 전쟁기념관 후문에서 시작해서 이태원로타리까지에 화장을 진하게 한 젊은 여성들이 길에 늘어서서 미군 병사들에게 손짓하는 모습을 매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양공주’(사실은 이것보다 더 천한 이름으로 불렸는데 그 단어는 차마 이곳에 쓰지 못하겠습니다)들이었습니다. 대통령실을 끼고 있는 거리가 그때 그런 곳이었습니다.

윤 대통령님, 통일에 힘쓰시는 대통령이 되십시오. 신학자들 가운데 통일에 관심 있는 분들이 기독교통일학회를 만들었는데, 최근에 열린 기독교통일학회 학술심포지엄에서 “윤석열 정부는 안보정책은 있어도 통일정책은 없다”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여러 학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통일은 초월적인 힘의 주인께서 초월적인 방법으로 주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초월적 통일론’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30여 년 전 독일의 통일이 그렇게 이뤄졌습니다. 초월적인 통일이 대통령님의 임기 안에 이뤄질지도 모릅니다. 받을 준비, 누릴 준비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여태산(如泰山)인데 지면이 이미 초과되었습니다. 용산집무실이 공식적인 이름이 어찌되던 간에 용일대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기 바란다는 말로 끝을 맺으렵니다. 강건하십시오.

유관지/ 북녘교회연구원장, 평화통일연대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