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식] 평화의우선순위


          
모든 통일이 선(善)이라고 여겼던 때가 있다. 오랜 분단 상황에 지친 탓에 어떤 통일이냐에 대한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을 때였다. 그래서 그 때는 무조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노래했다. 그러나 분단 65년, 정전 6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모든 통일이 곧 선은 아니다.
남북예멘처럼 소수정치엘리트들에 의한 정략적 통일은 곧 내전을 불러 일으켰고 차라리 통일되지 않은 것보다도 못한 비극을 만들었다. 독일 통일과 같은 흡수 통일은 엄청난 경제력으로 이루어낸 통일이라 일견 매우 부러우면서도 동시에 여러 가지 민족 내부의 문제점을 오래 앓게 해준 대단히 소모적인 통일이었다. 그래서 당시 독일 대통령 리하르트 폰 바이체커 (Richard von Weizs?cker)는 한반도 통일은 독일 통일보다 더 아름다운 통일이 되기를 소원한다며 먼저 마음의 통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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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절)’고 가르치셨다. 이 말은 우리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통일보다 먼저 구해야할 우선순위는 ‘하나님의 나라’라는 말씀이다. 여기서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 다스림을 구하는 것으로 한마디로 ‘평화의 다스림’이다.
따라서 아무리 분단 상황이 절박해도 우리한국 그리스도인들은 민족 통일 그 자체보다 먼저 한반도 평화를 꿈꾸어야 한다. 하나님의 다스림의 결과인 ‘평화의 그릇’이 준비되지 않으면 통일이라는 ‘선물’을 하나님은 더하여 주시지 않는다.
따라서, 한반도 통일은 ‘평화의 영’이신 성령(The Spirit of Peace)에 의하여 '평화로운 과정(The Peaceful Process)'을 거쳐 '평화라는 열매'를 거두는 '샬롬의 통일'이어야한다.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고 세계평화를 이루는 데에 쓰임 받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들의 기도의 우선순위는 통일보다는 늘 평화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한다. 그래야 하나님의 다스림에 합한 한민족 재통합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