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웅] 나누면서 만들어가는 평화

아브라함의 독자 이삭은 아버지의 모든 재산을 상속받고 또 열심히 농사해서 그 재산이 한 해 동안 100배나 늘어났다. 그야말로 고속 성장한 케이스에 속한다. 그리고 이삭은 아버지가 팠던 우물을 블레셋인들이 메워버린 것을 다시 복원하여 사용하였다. 이삭은 전통의 우물을 존중하여 파면서 새로운 샘의 근원을 찾아 우물을 파서 삶의 터전을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그 지역의 원주민인 블레셋 사람들이 이삭의 부강해짐을 경계하고 시기하여 이삭의 우물을 탈취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삭은 그 우물을 양보하고 새로운 우물을 팔 때마다 우물이 솟아났다. 이러한 광경을 예의주시하던 블레셋 사람들이 이삭을 찾아와서 화친을 청하였다.

“우리가 그동안 당신의 일거일동을 관찰해보니 당신은 복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과 당신의 하나님이 당신과 함께 하시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므로 우리가 당신을 해침으로 당신의 하나님께 도전하는 죄를 범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평화조약을 맺으러 왔소이다.”하였다. 이삭은 자신이 유산으로 받은 것과 자기가 개척하여 확장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얻은 것이므로 서로가 나누면서 사는 것이 평화를 만드는 첩경이라고 확신하였다. 이삭은 평화로운 사람이요, 나눔을 통해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의 표상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인간세상은 본래 평화로운 세상이었다. 그러나 가인과 아벨이 하나의 제단을 통하여 공동의 제사를 드리지 않고 두 개의 제단을 만들어 놓고 따로 따로 제사를 드린 것이 평화를 깨뜨린 근본 잘못이었다. 인류의 비극은 자기 창고를 만들어 곡식을 저장하면서 파수꾼을 세우고 지키는데서 평화가 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담장을 높이 쌓기 시작하고 보초를 세우고, 국경을 만들었다. 많은 것을 모으고 그것을 지키는 군대를 양성하는가 하면 그 많은 것을 훔치고 빼앗기 위해서 군대를 훈련시키므로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지금 세계는 경제 세계화 정책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심각해져서 치열한 경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양극화현상이 극심해졌기 때문에 중산층이 무너짐으로 사회 붕괴의 위험에 처하였다. 부자들은 결국 가난한 사람들의 돈으로 부자가 되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원망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고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이삭처럼 자발적인 나눔 운동을 전개하는 길 밖에 없다. 이러한 논리는 한반도의 남북관계를 평화롭게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 이념과 경제문제가 평화를 깨뜨리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이념투쟁은 버리고 먼저 현실적인 양식을 나누는 노력을 하면서 마음을 열고 사랑의 싹을 길러나가야만 할 것이다. 평화는 나눔을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소박한 진리를 우리 민족은 이삭을 통해서 배우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