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칼럼] 평화의 힘 - 힘의 평화_ 박종화 평통연대 이사장 (2025. 12. 5)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마감하지도 안 했는데 종전 협상의 주역을 자임하고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뜬금없이 미국 정부의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칭하면서 미국 우선주의의 칼날을 천명하고 있다. 기존에 자임했던 “세계 경찰”로써의 역할과 개입을 포기하겠다고 하면서 동시에 미국 실리 위주의 관세정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한국도 관세 협상에 직격탄을 맞았으나 비교적 선방(?)하며 국익에 입각한 자주와 협력의 틀을 이어가고 있음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여기서는 일단 안보와 평화의 영역에서의 변화와 새로운 결단의 요인들을 잠시 살펴보려고 한다.


국방부가 명칭상 전쟁부로 개칭된 것이 트럼프식의 역사 인식과 국내외적 통치술의 한 단면을 표출한 것이겠지만, 필자가 평소에 기대하던 미국의 이미지와 괴리가 너무나 크다. 지나간 트럼프-김정은 회담을 보면서는 예측 불가의 정치적 돌출 리더쉽이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어 일단 납북 간에 막힌 담을 헐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가져본 터라 마음이 혼란스럽다. 속심으로는 국방부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평화부”를 트럼프 정권이 만들어냈다고 칭찬할 참이었는데 말이다. 그것으로 혹 노벨상 수상도 기대해 봄직했었을 텐데...


지난 한미 간의 관세/무역 협상이 배출한 아주 유익한 결과물이 하나 있다. 그것은 ‘핵추진 잠수함’ 제조 허용 조치이다. 그동안 핵폐기물 재처리 허용 문제와 함께 한국이 오래동안 추구해 왔던 희망이었다. 이것은 물론 한국의 첨단적인 잠함 제조 능력공인은 물론 동북아의 군사 안보상 필요성 인식이 결합된 결과일 것이다. 이제 한국은 이 기회를 한반도를 중심한 동북아 평화를 위한 “힘 있는 평화”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북.중.러가 핵무장 국가들이고, 비핵국인 한.일은 미국의 핵우산 안보에 의탁하고 있을 뿐이다. 핵잠함은 한국의 자주국방에 도움이될 뿐만 아니라 주한 미군의 지역안보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도 한다.


가장 큰 현안인 북핵 대응책에도 결정적 대응책이 될 수도 있다. 체제 안보와 생존을 위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할 만큼 핵무장을 존재근거로 삼는 북한을 향해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 발상이다. 오히려 북핵의 현실을 인정한 바탕 위에 “핵잠”과 “첨단 재래식 무장”으로 안보상 대응하여 불필요한 불안 정서를 불식하고, 나아가 차라리 비핵 분야의 다양한 선진 기술과 가치관과 문화, 곧 ‘질 높고 품 넓은 선진화 삶’을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에 모범적으로 구현하는 주도자 역할에 집중함이 옳다고 본다.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국가 이기주의가 팽창하는 오늘의 세계 현실이 주는 고뇌와 희망의 외침을 들어야 한다. 단극체제가 가고 다극체제가 형성되고 있고, 소수의 강대국 지배가 가고 잠재적 다수의 동반자적 연대가 확산되며, 전쟁의 파멸을 끝내고 평화건설을 향한 새로운 결단이 움터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힘이 평화”가 아니고 “평화가 힘”인 “새 하늘-새 땅”을 만들어 가리라. 한국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