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해법4(22.12.06)

사전적 의미로 평화란 평온하고 화목함, 전쟁, 분쟁 또는 일체의 갈등이 없이 평온한 상태를 의미한다. 그리고 노르웨이의 사회학자이자 평화학자인 요한 갈퉁의 평화 개념도 많이 쓰인다. 그는 평화를 두 종류로 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로 구분한다. 소극적 평화(negative peace)란 평화의 기본 개념으로서 전쟁, 물리적 폭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적극적 평화(positive peace)란 소극적 평화를 확대한 개념으로서 간접적이거나 구조적 폭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평화는 사회적, 문화적, 인종적 차원으로 인간 관계에 있어서 분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적, 경제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안정적인 상태가 평화이다. 사람들이 평화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개념이 어떤 사실(fact)을 설명하기보다 가치(value)를 뜻하는 추상적인 용어라고 생각한다.

나는 러시아에서 왔다. 어떤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 보통 자기소개부터 하는데, ‘저는 러시아에서 왔습니다’라고 할 때 내가 정말 다양한 반응을 봐 왔다. 나를 긍정적으로 대했던 사람들도 있었고 싸늘하게 반응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곤 한다. 특히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고 나서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에 대해서 잘 모르고 관심 없는 사람도 뉴스를 보면 ‘러시아’라는 단어를 본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볼 때 좋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부정적인 면으로 보는 것이 당연하다. 중학교 때 역사 수업 시간에 우리 세계에서 평화로운 시기가 없었다는 것을 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때부터 내 안에서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던 것 같다. 인간은 어떤 두려움이 사실이 돼 버리는 것이 바라는 일이 아니지만 가끔은 이런 일이 안타깝게 발생한다.

세계화된 이 시대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그를 어떤 나라의 시민으로 보지 않고 그냥 사람 그 자체로 대하는 것이 좋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평화를 찾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평화의 원칙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2022 한반도 평화학교 페스티벌에서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특강에서 ‘평화를 위한 10계명’을 소개하였는데, 그 중에 첫째 계명인 “인간 중심의 평화”가 나에게 가장 와 닿았던 것 같다. 사람들이 서로 따뜻하게 대해주고 존중하는 것이 평화의 기원이다.

평화 운동 대중화를 중심으로

한반도 평화 운동이 대중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으로써 한국에 오기 전에 뉴스에서 한국과 북한의 관계가 항상 부정적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에 두 국가들이 통일되려고 하는 노력조차 없고 서로 싫고 밉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몇 년 동안 살다 보니까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안 하고 오히려 한국과 북한이 통일되었으면 하는 사람도 많다.

한반도 평화의 해법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이다. 그래서 외국 언론에서도 한반도 평화에 관한 정보가 많아지면 이것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한류 열풍으로 인해 지금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접하게 된다. 한국 음악, 드라마, 언어 등등 한국과 어떻게 되든 관련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 사람들도 한반도 역사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그러나 지금 대중 매체에서 부정적인 측면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SNS)에서 한반도 역사와 평화 통일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외국에 있는 한국 교육 기관에서도 한반도 역사를 종종 배웠으면 한다. 나는 러시아 사하 공화국에서 왔는데, 사하 공화국의 수도인 야쿠츠크에서 사하-한국 학교를 졸업했다. 사하-한국 학교는 초•중•고등학교 수준의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이다. 한국정부의 도움으로 세워진 것이 아니라, 사하 공화국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인데, 처음에 설립되었을 때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 강덕수 교수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학교에서 처음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한국에 연수로 갈 기회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때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하지만 문제점은 우리 학교에서 한반도의 역사를 단 한 번도 배웠던 기억이 없다. 학교를 졸업하고선 그것을 깨달았다. ‘사하-한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학교를 졸업하면 한국 역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만큼 역사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본다. 그래서 스스로 한반도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서 생각 많아졌다.

그래서 이번 2022 한반도 평화학교 2기에 지원했다. 한반도 평화학교 2기 단원이 돼서 4개월 동안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처음으로 파주, 제주도, 영동도 가보고 역사적인 현장을 방문할 수 있었다. 또한 많은 특강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북한자료센터 방문해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북한 자료도 읽어봤다. 러시아어로 된 자료도 많아서 정보를 더 쉽게 습득할 수 있었고 당시 소련의 관점에서 본 북한과 한국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반도 평화에 대한 해법이 많겠지만 그 중에 나는 평화 운동의 대중화를 꼽고 싶다. 성공적인 대중화로 더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한반도 평화도 가속화 할 수 있다.

포포브 예브게니 /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2022 한반도 평화학교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