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기를 힘쓰라(20. 01. 28)

우리 기독교에서 신앙의 절대 권위는 하나님의 말씀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현실을 볼 때, 하나님 말씀을 가장 잘 지키지 않는 그룹이 교회 지도자다. 성경을 최고의 권위로 두고 산다 하면서도 가장 말씀대로 살지 않기 때문에 이 나라가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4장 1~3절에서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고 말씀하고 있다.

사도 바울이 감옥 안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전한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오히려 힘써 나누는 사회를 살고 있지 않는가. 극심한 갈등과 대립으로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 우리 대한민국, 그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기독교인이 하나 되지 못한 데 있고, 교회 지도자들이 늘 자기주장만 하고 교권 다툼만 하다가 편가르기에 편승하다 보니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 대부흥운동은 1904년 원산 회개운동으로 시작됐다. 한국교회에 다시 통렬한 회개운동이 필요하다. 모든 우리들의 잘못된 모습을 고치고,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겸손과 온유로, 오래 참음 가운데서 사랑으로 서로 용납해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철저하게 지켜가야 한다. 지도자들부터 먼저 겸손과 온유로 섬겨서 충돌과 대립을 가져오지 말고,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궁극적으로는 참된 평화를 이뤄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켜 나가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

남북통일은 그때서야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한의 분열이 이렇게 극심한데 무슨 통일을 얘기하자는 것인가. 남북 대화는커녕 남남대화도 되지 않는 이 절망적인 현실을 보면서 먼저 우리 기독교 지도자들의 통렬한 반성과 회개가 있어야 한다. 이제는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나와 다른 쪽을 적으로 여기는 이분법의 구조를 넘어서서 대화와 화해, 통합의 역사를 이루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분열상을 생각할 때 그 문제의 원인은 성령을 제대로 못 받아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하셨는데 성령을 제대로 받으면 하나가 된다. 자꾸 싸우고 분열하는 원인은 성령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령을 강조하는 것은 내가 꼭 순복음 교단 목사여서가 아니다. 성경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면 결국 대한민국의 갈등, 대립, 상처, 분열, 고통 이 모든 것이 일순간에 다 치유되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기하성 교단이 10년 동안 나눠져 있다가 합치고 나니까 감사한 일들이 넘쳐난다. 지금 우리 교단이 5200교회, 160만 명 교세가 되었는데 합치면서 결의한 게 한 가지 있다. 총회장 선거에서 투표하지 말자는 것이다. 단일후보를 추천해서 추인만 받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총회 때 총회장이 쓴 모든 비용은 총회 발전기금으로 해서 농촌교회, 미자립교회 돕는 일에 사용하기로 했다. 총회장 선거로 인한 금권선거, 부끄러운 모습의 분열상, 금권주의, 맘몬주의를 제거하기로 우리 교단에서 결의한 것이다. 일단 4년 동안 선거 없이 가고, 4년 이후에도 그렇게 가기로 결의했다.

한국교회도 분열하지 말고, 교권다툼 하지 말고, 금권주의, 맘몬 영향 받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총회장 자리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돈을 써가면서, 또 선거 후에는 고소 고발을 일삼는가. 이러한 부끄러운 모습 때문에 한국교회의 하나 됨은 멀어지고 분열만 더 깊어졌다. 지도자들의 통렬한 반성으로 하나님 역사를 다시 이루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먼저 한국 사회가 하나 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남북 대화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분열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남북 관계를 개선한다고 할 수 있겠나. 먼저 우리가 회개하고, 먼저 우리가 그동안 잘못했던 구습을 내려놓고, 하나 된 모습으로 하나님 기뻐하시는 교회,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평화가 임하는 그러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하나 되기를 힘써 나가자.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이 글은 지난 1월 21일 열렸던 평화통일연대 총회와 상임대표 취임예배 설교를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