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종전선언,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21. 03. 09)

2020년 7월 27일 휴전협정 체결 67주년을 맞아 시민사회 일각에서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이 시작됐다. 2023년 7월 27일 70주년에 맞춰 전 세계 1억 명의 지지 서명을 받아 휴전협정 체결 당사국에 전달하는 등 국제사회 여론을 움직인다는 취지이다. 북한이 2017년 11월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후 2018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2019년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등장한 종전선언 문제. 국제사회 속에서는 잊힌 지 오랜 한국전쟁이 북핵 문제 해결 논의 과정에서 언급되기 시작했다. 

 1차 핵실험이 있었던 2006년 11월 부시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제안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전제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체결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후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3자 또는 4자 정상이 만나 종전선언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고 합의했다. 2018년 종전선언이 재조명된 배경 역시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미국이 비핵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면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와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에 관심이 쏠려 있다.

 한마디로 북한은 자신의 체제 보장 수단으로 핵 카드를 쥐고 있다. 약소국 북한이 초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벌이는 생존경쟁인 것이다. 북한에 있어 핵은 국가적 로망이었다. 일제(日帝)가 미국의 핵탄두 두 발에 무너지는 걸 지켜봤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맥아더 사령관의 핵무기 사용 신청에 등골이 오싹했다. 소련연방이 해체되고 독일을 비롯한 동구 사회주의 블록(block)이 무너진 상황에서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연재해가 잇따랐고 30만 명에서 100만 명에 이르는 대량 아사가 발생했다.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선 배경이다.  

 국가 위난 시대를 맞자 ‘혁명의 수뇌부를 천만이 총폭탄 되어 결사옹위하자’며 선군정치를 내세워 똘똘 뭉쳤던 북한. 김정일 위원장 사후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 총비서를 중심으로 체제를 정비한 북한은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채 미국을 상대하고 있다. 2000년 클린턴 대통령 당시 ‘북미 코뮤니케’를 체결한 미국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 집권 시 싱가포르 선언을 발표했다. 북한과 미국은 첫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 되풀이되는 역사를 통해서 배우지 못한다면 어리석고 무능하며 악해진다. 1989년 미국과 소련이 탈냉전을 선언한 후 30년 넘도록 한반도 냉전질서는 그대로이다. 남과 북은 국제정치 현실 속에서 또다시 패권 다툼의 불쏘시개가 되어선 안 된다.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같은 민족이면서도 엄연히 구분되는 국가 정체성을 인정하고 상생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일이 시급하다. 남북은 이미 1991년에 합의했지만, 북미간 종전선언과 국교 수립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은 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한다. 

 미주 한인 동포들이 하원과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북미이산가족상봉법안과 북미종전선언결의안을 위한 유권자 운동을 펼치고 있다. 여성국제네트워크를 통해서도 의미 있는 공공외교와 의원외교가 추진되었다. 이제 국내에서도,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을 넘어서서, 정책과 실행을 평가하며 투표하는 유권자 운동이 필요하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고 독일 법학자가 말했듯이 한반도 평화는 우리가 깨어나서 지켜야 한다.

윤은주/ (사)뉴코리아 대표, 평화통일연대 남북상생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