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끈(21. 02. 16)

“그러므로 주님,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주셔서, 평화를 위해, 군비 감축을 위해 노력하게 하소서. 교회에도 용기를 주소서. 이기심으로 가득한 인간과 인간 사이를 노련하게 화해시키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어리석음으로 평화를 위해 헌신하고 진정한 정의의 길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도우소서. 권력자들의 마음을 돌이키셔서, 그들의 교활한 권력 쟁탈전을 자기방어로 위장하지 않게 하시고, 군사력을 더욱 강화해야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거짓으로 다른 사람들과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게 하소서. 마지막으로 우리가 우리의 삶 속에서 사사로움 없이 평화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우리를 가르치소서.”-<칼 라너의 기도>(복있는 사람, 200쪽)


지난 2월 7일 저녁 5시 30분, 제39차 ‘우리민족 용서와 화해의 기도회’를 카톡방에서 가졌습니다. 동두천 나눔의집 김현호 신부의 인도로 전쟁에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소망을 담은 노래 ‘대니 보이’를 듣고 느낌을 나누었습니다. 이어서 “왜 우리를 불러 우리 민족의 용서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게 하시는가?”에 이어 “우리 민족의 용서와 화해의 여정에서 우리의 기도를 방해하는 것들은 무엇인가?”를 침묵으로 기도하고 나눈 후 이사야서 40:28-31을 묵상하고 느낌을 나누었습니다. 찬양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듣고 용서와 화해를 위한 중보기도를 한 후 ‘성 패트릭의 기도’를 읽고서 기도회를 마쳤습니다.

2017년 10월에 결성한 ‘우리민족 용서화해연구소’의 회원들은 2017년 12월부터 매달 첫주일 저녁에 서울주교좌성당에서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보통 10~15명이 참석한 기도회를 마치면 같이 저녁을 먹으며 친교하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하여 작년 1월부터는 비대면으로 기도회를 하고 있습니다. 2019년 철원 소이산 정상에서 기도회를 한 후 걸었고, 작년 11월에는 강화도에서 북한이 보이는 해안초소 길을 침묵기도하며 걷는 ‘강화도 순례기도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비록 소수이지만 함께 기도하며 매번 새 힘을 얻습니다.

1991년 11월, 구 동독 라이프치히에서 성니콜라이교회의 크리스티안 퓌러 목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잔잔한 목소리로 매주 월요일 오후 5시에 정기적으로 열렸던 기도회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이 기도회가 1990년 독일 통일의 도화선이 된 것입니다.

지금은 남북미 관계가 후퇴하였고, 북한과 교류지원활동이 막혀 있는 까닭에 의기소침해질 수 있는 국면입니다. 비록 코로나 상황이지만 크리스천들 몇 명이라도 함께 정기적으로 기도모임을 가진다면, 우리보다 앞서서 평화를 일구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굳건해질 것입니다. 우리 안에서 평화와 회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며칠 전 읽은 칼 라너의 기도문에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나의 하나님, 당신은 끝이 없으신 분, 경계가 없으신 분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 존재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은 당신 안에서 영원히 현실성을 갖게 됩니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막히고, 남북관계마저 단절된 지금, 하나님과의 끈은 굳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끈이 결국 모든 관계 회복의 도화선이 될 것입니다.

이근복/ 평화통일연대 공동대표,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