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답은 남북관계 개선에 있다(20. 09. 01)

우리 외교가 명맥을 유지하고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연기나 축소가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는 맞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통해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고, 한국에 자국의 무기를 파는 것으로 자국 군산복합체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입장에서는 센카쿠 열도로 미·일과 중국이 대립할 때 한국이 자신들의 편에 당연히 서주기를 바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좋은 핑계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연합훈련을 강화해서 북한이 여기에 반발하고, 우리가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으면, 한국이 결국 미·일 동맹의 날개 아래로 들어올 것이라는 구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추진해 왔고 실제로도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 진행되면 우리의 외교적 입지는 좁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이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과 직·간접적인 의사소통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1)

문제는 북한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관계를 증진해 가야 하는데 북한의 인권문제, 독재체제, 핵과 미사일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남한 내 많은 분들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핵문제의 해결이 쉽지도 않겠지만 핵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북한의 독재체제나 이로 인한 인권문제 등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발벗고 나서는 데 있어서 남한 국민들에게 생리적 거부감을 주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이런 이유로 북한체제가 붕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에 개혁과 개방의 바람을 넣고, 북한 체제도 스스로 변해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남북간 교류와 관계증진으로만 가능하다. 압박이나 강제적 수단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안을 보다 파멸적으로 이끌 뿐이다. 그러므로 결국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핵문제, 통일문제, 동북아 평화문제, 북한의 인권문제 등을 총체적으로 풀어 갈 수 있는 전제가 된다고 하겠다.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결국은 한반도에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가야 한다. 평화협정의 중요한 목적은 정전체제의 법적 종료 이외에도 한반도 평화의 안정적 관리 및 위기관리의 제도화에 있다. 평화협정이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만큼 여기에는 평화관리체계와 위기발생시 이를 관리하고 해소하기 위한 메커니즘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남북간의 평화 보장관리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실효성 있는 국제적 보장체계가 필요하다.2) 

남북관계의 개선이 동북아 바둑두기의 처음이자 마지막 수(手)이다. 정수이며, 묘수이며 승부수이며 신의 한 수이기에 이를 위해 초강수를 두어도 된다. 한반도 평화협정이 가능하도록 미국을 계속해서 설득해 나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정지웅/ 코리아통합연구원 원장, 평화통일연대 전문위원

1) 이재호, “미국 의존 탈피, 남북관계 개선 나서야” 정세현의 정세토크,

2015.05.07.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126199&ref=nav_search, 검색일 2019년 2월 20일.

2) 정지웅, “통일평화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대북전략,” 2014년 5월 3일, 한국통일교육학회 춘계학술회의 발표문, p.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