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코리아뉴스] 평화통일연대 3.1절 시국성명...“집단적인 질병은 집단지성으로 고쳐야” (2017.03.02)


평화통일연대 3.1절 시국성명...
강경민 목사 “집단적인 질병은 집단지성으로 고쳐야”

김성원 기자

  • 승인 2017.03.02 11:06


제98주년 3.1절인 1일 오전 (사)평화통일연대(이사장 박종화 목사)가 서울시의회 본관 1층 기자실에서 3.1절 시국성명 기자회견을 열어 진정한 독립은 민주주의 회복과 분단 해소에 있음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에는 이사장 박종화 목사를 비롯해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평화통일연대 고문), 조성기(숭실대 통일리더십대학원 원장), 강경민(일산은혜교회 목사) 평화통일연대 상임운영위원, 김구현 서울시의회 의원, 김회권 숭실대 교수, 윤은주 평화통일연대 사무총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3.1절 98주년인 1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관 1층 기자실에서 열린 (사)평화통일연대 주최 3.1절 시국성명 발표에서 박종화 목사(평화통일연대 이사장)가 발언을 하고 있다. ⓒ평화통일연대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평화통일연대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평화통일연대 고문)은 “98년 전 독립선언에 의해서 세워진 이 나라는 왕국이나 제국이 아니라 민국이라는 것이 천명되었다. 민주주의는 오늘까지 연명되면서 독재적 발상이나 전제주의적 행태에 대해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3.1정신과 4.19 혁명, 5.18, 87년 6월 혁명이 우리 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해 온 노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또 “많은 사람들이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해왔다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민주화와 산업화라고 생각한다. 민주화를 통해서 산업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민주화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강경민 목사는 “요즘 광장에 나오는 사람들은 촛불이 80%이고, 태극기가 20%이다. 그런데 80대 20을 동일하게 생각하는 지성의 몰상식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80%와 20%의 대항은 상식과 몰상식의 대항”이라고 주장했다.
강 목사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20%를 향해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왜 몰상식한 사람이 되었는가”라고 반문하고, “이것은 한 개인의 실수로는 분석이 어렵다. 이것은 집단적인 질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목사는 “개인적인 접근이 아니라 집단적·공동체적인 책임을 가지고 몰상식한 20%를 치유해 가야 한다”며 “촛불 혁명의 특징이 탁월한 지도자에 의해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모든 시민이 간디였고, 모든 시민이 마틴 루터킹 목사였다. 이런 점에서 촛불이 잘 평가된다면 세계사적인 장점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한 개인이나 영향력있는 몇몇 집단이 아닌 집단지성과 집단행동의 힘으로 20%를 치유하고 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경민 목사 ⓒ평화통일연대
조성기 원장은 “태극기 물결의 주축에 개신교인들이 있는 것을 보고 고통스럽게 느낀다”면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 전체를 새롭게 하는 은혜 주시기를 바란다. 국가적으로 혼란한 이런 때에 성명서가 평화통일의 정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적확하게 표현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구현 의원은 “사무실에 태극기를 꽂아 놨다가 얼마 전에 떼었다. 어느 분이 꽂혀진 태극기를 보고 ‘의원님도 탄핵 반대하시냐?’고 물었다. 어느 날 태극기와 성조기를 같이 흔드는 걸 보았는데, 매우 슬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우리나라 건국정신에 기독교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얼마나 많은 분들의 희생이 컸는지 안다. 기독교인들이 어떤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지, 평화통일연대에서 잘 고민하고 실천해 주길 바란다. 궁극적으로는 한국교회에 개혁이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평화통일연대는 이날 발표한 3.1절 시국성명서에서 “냉전의 종주국이었던 미국과 소련이 탈냉전시대를 천명한 1989년 이래로 28년이 지난 지금도 한반도에서는 냉전 질서가 해소되지 않았음을 통한하게 여긴다”면서 “기미독립선언문에 천명된 나라의 독립과 자주적 국민의 자유를 실현하는 일은 민족의 적대적 분단 해소와 한반도 평화 질서 회복에 있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3.1절 98주년 평화통일연대 시국성명 발표 모습. ⓒ평화통일연대
평화통일연대는 또 “박근혜 정부의 민간인 국정 농단 사태로 말미암아 불붙은 애국 시민들의 촛불 민심은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을 뿐만 아니라 가짜 통일론으로 후퇴한 평화적 민족 통일 과업을 앞당겨야 한다는 데에 있음을 믿는다”고 선언했다.
평화통일연대는 정부를 향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과 인도적 지원의 즉각 재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사업을 복구하기 위한 즉각적인 협상 재재를 주문했다. 또한 시민사회를 향해서는 △남남 갈등 해소와 남북 화합을 위해 소모적인 이념 논쟁 중지 △분단을 악용해 정치적인 이해를 얻으려는 세력들을 분별하고 퇴치할 것을 각각 호소했다.
다음은 평화통일연대의 3.1절 시국성명서 전문이다.
 
평화통일연대 3.1절 시국성명서
평화통일연대는 냉전의 종주국이었던 미국과 소련이 탈냉전시대를 천명한 1989년 이래로 28년이 지난 지금도 한반도에서는 냉전 질서가 해소되지 않았음을 통한하게 여기며 3.1절 98주년을 맞아 우리의 다짐과 요구를 성명서로 발표합니다. 무엇보다 평화통일연대는 기미독립선언문에 천명된 나라의 독립과 자주적 국민의 자유를 실현하는 일이 민족의 적대적 분단을 해소하고 한반도 평화 질서를 회복하는 일임을 고백합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민간인 국정 농단 사태로 말미암아 불붙은 애국 시민들의 촛불 민심은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을 뿐만 아니라 가짜 통일론으로 후퇴한 평화적 민족 통일 과업을 앞당겨야 한다는 데에 있음을 믿습니다.
1. 경색된 남북관계는 반드시 회복되어야 하며 남북한 정부의 역대합의는 이행되어야 합니다.
1991년 남북한 유엔동시가입 이후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며 2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통일시대를 향해 전진하던 남북 관계가 다시 냉전 시대의 적대적 대결 관계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합니다. 북한의 계속된 핵실험은 남북 화해를 천명하며 상생의 길을 모색해 왔던 모든 노력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수십 년 남북 관계 발전의 소중한 산물인 개성공단 폐쇄 결정도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정파를 초월하여 남북 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서 역대 정부의 평화 통일 노력을 계승 발전시켜야 합니다.
 
2. 한반도에서의 전쟁 시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불사를 주장하는 전쟁 옹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잊은 듯이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국가들 역시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한다는 미명 아래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냉전 질서가 구축된 한반도에서 불안한 정전협정으로 인해 고통 가운데 살고 있는 남북 주민들의 삶을 개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전쟁 발생의 긴장을 강화시키는 사드배치를 반대하며, 한반도가 전쟁터로 전락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함을 주장합니다.
 
3. 북한은 국제 사회에 대한 적대적 대결 의식을 내려놓고 신뢰 구축을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북한은 국제 사회의 우려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발생한 김정남 피살사건으로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북한이 국제 사회에서 핵-경제 병진 노선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과 민주주의 실현에 진정성을 보여야합니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서도 독재 권력은 영구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고립을 자초하는 행태를 즉각 멈추고 정상적인 국가 발전을 추구해야 합니다. 또한 무너진 남북 관계의 복구를 위해서 비난과 적개심을 자제하고 건설적인 민족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4.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 체제 수립을 위해서 협력해야 합니다.
트럼프 정부출범 이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한국과 일본을 순차로 방문하며 굳건한 동맹 관계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냉전 시대의 전유물이었던 한미일-북중러 3각 동맹의 강화를 우려합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남한과 정상적인 국가의 관계에 있습니다. 이제 미국과 일본 역시 북한과 수교함으로써 냉전 시대의 적대적인 대립을 청산해야 합니다. 국제 사회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이미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0년 페리 프로세스,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 합의 등 수차례 해법을 모색했습니다. 북한이 더 이상 악명을 떨치지 않고 정상적인 국가로서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남북한이 민족적인 분단의 비극적 역사를 청산할 수 있도록, 나아가 동북아와 세계 공동체가 평화에 이를 수 있도록,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강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5. 평화통일연대는 용서와 화해, 정의와 평화의 정신으로 민족의 평화 통일,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공존을 위해서 작은 일부터 실천하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평화통일연대는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와 세계 평화의 전제라고 믿으며, 민족 상생의 점진적인 평화 통일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평화통일연대는 용서와 화해, 정의와 평화의 정신만이 남북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정부와 시민 사회에 대해서 다음을 촉구합니다.
 
하나, 정부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과 인도적 지원을 즉각 재개하라.
하나,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 사업을 복구하기 위해서 즉각 협상하라.
하나, 시민사회는 남남 갈등의 해소와 남북 화합을 위해서 소모적인 이념 논쟁을 중지하라.
하나, 시민사회는 분단을 악용해서 정치적인 이해를 얻으려는 정치 세력을 분별하고 물리치라.
2017년 3월 1일
평화통일연대 참가자 일동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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