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워] "대북제재, 잘못된 진단에 따른 처방", 개성공단 폐쇄 관련 한국교회의 역할 주제로 긴급좌담회 (2016.02.19)


"대북제재, 잘못된 진단에 따른 처방"

평통기연, 개성공단 폐쇄 관련 한국교회의 역할 주제로 긴급좌담회 개최
 
범영수                 


▲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이하 평통기연)는 19일, 효창교회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 한국교회의 역할은?’이란 주제로 긴급좌담회를 열었다.     ⓒ 뉴스파워 범영수
개성공단 폐쇄가 있은 후 보수교계를 대표하는 단체들은 주님이 주신 예언자적 사명은 저버린 채 각각 수위만 다를 뿐 정부의 대북제재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제재로 북한을 붕괴시켜 흡수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교회 지도자들의 목소리도 간간히 들리는 상황이다. 과연 한국 교회는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리고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 도입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간담회가 열렸다.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이하 평통기연)는 19일, 효창교회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 한국교회의 역할은?’이란 주제로 긴급좌담회를 열었다.
 
평통기연 윤은주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은 이번 좌담회는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배기찬 이사장과 강경민 목사(일산은혜교회)가 발제했다.
 
배기찬 이사장은 과연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이라는 대북제재가 북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실효성을 진단했다.
 
그는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의 대북정책이었던 햇볕정책으로 인해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결정적 자금이 제공됐다는 보수층의 주장에 대해 논리적 적합성이 없다고 말했다. 만약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2010년부터는 북한이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더 이상 할 수 없어야하지만, 오히려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 더욱 빈번하게 북한의 핵실험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금의 대북제재는 북한 체제를 잘 모르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북한에게 있어 핵 개발은 자본주의 사회와는 달리 몇 개의 부품만 구해지면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 교수는 북한의 핵개발 재원은 북한 주민들을 쥐어짜면서 나오는 것으로 돈이 없다고 개발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강행된 개성공단 폐쇄도 그 실효성은 지극히 낮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에서는 더욱 포괄적 적용이 가능한 대북제재 방안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강력한 제재는 필요하지만, 한반도 및 동북아의 긴장조성을 야기하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배 이사장은 중국의 이런 반응에 사드배치라는 강수를 둬버린 박근혜 대통령의 결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사드 배치는 지난 2014년 발생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방침은 북 핵 개발 문제도 못 풀고, 동북아의 긴장만 고조시킬 것이다. 북한은 외부 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주민들을 더욱 쥐어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더 안 좋아질 것”이라며 정부의 대북제재를 ‘잘못된 진단에 의한 처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심각한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실험에는 기술축적을 위한 주기가 있다. 때문에 향후 2년간은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안 할 가능성이 많아 이 시간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추진과 미국과의 평화체제 구축, 다양한 경제협력 및 교류, 재가동되는 대화협력 분위기 등을 제시했다.
 
배 이사장은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우발적인 거대한 전쟁이 일어나 민족의 패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최근 크리스천들까지도 전쟁을 각오하자며 북한을 쓸어버리고 통일을 하자고 주장하는데 전쟁은 온 국토를 파괴하고 경제를 망하게 할 것이며 수백만의 난민이 발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 이사장의 발제에 논평을 한 서보혁 교수(통일평화연구원)는 평화를 가져오는 방법은 평화주의적 방법과 힘으로 밀어붙이는 군사적 수단을 통한 방법이 있다고 설명하며 “지금 정부는 군사적 수단으로 평화를 가져오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장기화시키기 위해 상대방의 위기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우리 정부가 취하는 일련의 태도는 대화의 여지를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이는 애초에 북한붕괴를 생각하고 추구하다보니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의 안위가 위협받고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대북정책은 평화통일을 주장하는 헌법 전문이나 대통령 선서의 수위를 넘어섰다”며 전쟁으로 가는 폭주기관차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강경민 목사의 발제가 이어졌다. 강 목사는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에서 한국 교회는 어떠한 역할을 고민해야 할지에 대해 논했다.
 
강 목사는 조국의 분단극복을 위해 주어진 과제에 한국 교회와 민족공동체는 서로 함께 해야 할 공동선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남북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통일정책 수립 △평화를 지키기 위한 전쟁논리가 과연 합당한가하는 고민 △최근 은근한 대세로 작용하고 있는 흡수통일의 역기능 검토 △좌우 이념갈등의 통합적이고 창조적인 극복 등에 한국교회가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 목사는 “햇볕정책은 평화통일의 첫걸음이었고 개성공단은 그 시작의 최후 보루였다”며 조속한 개성공단 복원이 이뤄지길 기도했다.
 
이번 간담회의 총평을 맡은 이만열 교수(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이번 개성공단 조처는 대결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 교수는 분단문제는 민주화를 이루는데 필수불가결한 사안이라며 이를 위해 반드시 다가올 총선과 대선에서 평화통일세력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북한 붕괴로 인한 흡수통일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조선시대가 아닌 이상 북한 붕괴 후 그 지역을 무작정 밀고 들어간다면 국제사회에 역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 붕괴 시나리오에서 가장 현실적인 것은 새로운 북한 정권이 세워지거나, 주변 강대국들에 의한 신탁통치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보수교회는 북한이 붕괴되길 지속적으로 기도하며 만약 그런 상황이 닥치면 자유롭게 가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울 수 있다는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이만열 교수는 그런 보수교회의 꿈은 이뤄질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인정하지 않지만 국제사회에서 북한은 엄연히 유엔에 가입된 정식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국가를 흡수할 때는 어느 정도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상호 합의가 이뤄지는 것 외에는 흡수통일론자들의 생각처럼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북한 붕괴 시 국군이 유엔의 허락 없이 북으로 진군한다면 북한과 동맹관계인 중국이 즉각 개입해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할 것이라고 이만열 교수는 말했다. 그럼 유엔을 설득하면 되지 않느냐는 물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유엔에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것이 뻔한 상황이라 그 또한 쉽지 않다.
 
배기찬 이사장은 평화통일의 반대는 흡수통일이 아닌 무력을 통한 전쟁통일이라고 정의한 후 “교회들이 독일 통일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 독일은 평화통일이자 동의에 의한 통일”이라며 독일과 같은 흡수통일은 서로 적대적 관계에 놓인 한반도 상황에서는 요원한 일임을 재차 확인했다.
 
한편 평통기연은 오는 총선에 나오는 후보자들에게 대북정책을 질의해 메니페스토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배기찬 박사     ⓒ 뉴스파워 범영수
▲ 서보혁 교수(통일평화연구원)     ⓒ 뉴스파워 범영수
▲ 강경민 목사(일산은혜교회)     ⓒ 뉴스파워 범영수
▲ 이만열 교수(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 뉴스파워 범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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