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업] 북한 땅에 희년의 역사를 일으켜주소서




레위기 25장 23절에 “토지는 하나님의 것이라.”라는 낯선 말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보면 의문이 생깁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 하물며 우리 몸도 우리의 자녀들도 하나님의 것인데, 왜 토지만을 꼭 집어서 하나님의 것이라고 했을까, 하는 의문 말입니다.

그것은 토지가 가진 특성 때문입니다. 토지는 하나님이 창조하셨고,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 양을 한 뼘도 늘릴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이 많이 차지하면 다른 사람이 소유할 땅은 줄어듭니다. 그만큼 타인의 삶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정의로운 하나님은 ‘평등한 토지권’을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인간이 노력해서 만든 일반물자는 다릅니다. 일반물자는 절약과 저축의 결과입니다. 일반물자를 많이 만들어 소유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GDP를 증가시키는 순기능을 합니다. 일반물자에 대한 소유는 이웃의 삶을 전혀 괴롭히지 않습니다.

평등한 토지권 정신은 희년(禧年, jubilee)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하나님은 레위 지파를 제외한 모든 지파에게 땅을 골고루 나눠주시고, 그것을 함부로 사고팔지 못하도록 하셨습니다. 사고팔다보면 토지소유가 소수에게 집중되고 토지 없는 사람은 노예나 다름없는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부득이한 경우에 팔더라도 50년마다 한번 씩 돌아오는 희년이 되면 다시 돌려받도록 하셨습니다. 물론 희년이 되기 전에도 토지를 되찾아올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두셨습니다.

이런 희년의 정신을 오늘날에 구현하는 방법은 땅을 골고루 나누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토지가치(rent)를 정부가 환수해서 사회 전체를 위해서 쓰고 개인이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소득에 대해서는 더 많은 개인의 자유를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남한의 시장경제는 토지가치를 개인이 갖도록 하는 잘못된 제도 위에 세워졌고, 이로 인해서 극심한 빈부격차, 일자리 부족, 용산참사와 같은 사회갈등, 주거불안정, 금융위기 등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시장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에 세워야 할 시장은 토지문제를 확실히 제거한 시장이어야 합니다. 더 정확히 말해서 토지투기가 발붙이지 못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북한이 토지문제가 초래한 수많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겪지 않으면서 경제재건에 성공할 수 있고, 발전의 내용을 튼실하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희년 제도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지금 대다수의 정책당국자들과 학자들은 북한에도 남한과 같은 토지제도를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 올려드려야 합니다. 결국 진리의 말씀이 북한 땅에 이루어지는 것은 성령의 역사로만 가능하니까요. 각자의 골방에서, 두 세 사람이 모여서 “주여, 북한 땅에 희년의 역사를 일으켜 주소서!”라고 올려드려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