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종] 희망의 정치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찾아왔다. 2차 세계대전의 전황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던 사람들 조차도 깜짝 놀랄 만큼 갑작스럽게 찾아온 해방이었다. 물론 일본의 패색은 짙어있었다. 하지만 동아시아 전체와 떠오르는 거대 신흥강국인 미국과 끈질기고 용맹하게 싸운 일본이 그렇게 쉽게 손을 들줄은 몰랐다. 당대 민족지도자들도 적지않게 당황했을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38선을 기준으로 북에는 소련이 남에는 미국이 진주한다. 해방후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수립하려는 다양한 정파들은 각자의 계산대로 치열한 정권수립을 위한 경주로 들어간다.

여운형, 김구선생이 중도 좌, 우에 포진되고 좌에는 박헌영과 김일성, 우에는 이승만이 포진한다. 그 외에 수많은 지도자들과 정파들이 난립한다. 좌우의 대립은 심각해 지고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기 시작하였다. 대화를 위한 타협의 정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좌,우의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점점 힘을 잃는다. 세상은 의외로 중도주의자, 평화주의자들을 용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뭔가 선명하고 과격한 행동이 대중을 선동적으로 이끄는 힘이 있는 것이다. 이에 새롭게 진주한 외국세력도 분할통치에 용이한 집단과 손을 잡는다.
이제 중도, 민족주의를 표방한 세력은 설자리가 없어진다. 그리고는 역사의 뒤안길로 하나, 둘씩 사라진다. 이것이 역사의 필연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통일정국도 해방정국과 유사한 형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해방후 60년간 지속되어온 대립과 분열의 정치지형에 금이가고 새로운 중도평화세력의 등장을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 안철수 현상은 바로 그러한 국민의 염원을 상징하는 것이다. 북한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나 일본과 같이 언제 손을 들고 국경의 문을 열지 모르는 일이다. 그 날이 도적같이 이르면 한반도는 거대한 정치투쟁의 장이 될 것이다.
우리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건강하고 평화로운 중도 세력이 힘을 얻고 평화로운 통일한국의 주도세력을 만들 정치적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다가오는 통일은 우리 민족의 또 다른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